우유의 역사
우유의 첫 발견은 기원전 3천5백년경의 것으로 인정되는
유프라테스(euphrates) 계곡 근처 Al’ Ubaid에서 발견된 벽화입니다.
1922년 대영 박물관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박물관의 연구진에 의해 발견된 이 벽화에는
외양간에 매어있는 소, 젖을 짜는 사람 모습, 젖을 걸러내어 그릇에 받는 모습 등이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우유가 서양에서 건너온 것은 아닙니다.
우리 민족도 옛날부터 우유를 마셨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우유의 역사와 관련된 고고학적인 자료와 기록이 불충분하여 그 시초를 알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한반도에서 소를 가축으로 사육하고 식용이나 제물로 이용한 역사는
단군조선(기원전 1500년경) 이전으로 인정되고 있으나,
우유를 이용한 구체적인 기록은 1285년경 일연이 지은 삼국유사에 농축 유제품을 의미하는
락(酪)이라는 말이 처음 나온다고 합니다.
요즘 즐겨먹는 우유
저는 어렸을 때 '우유대장'이라는 별명을 어머니께서 붙여주셨을 정도로
우유를 정말 사랑하는 어린이였습니다.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지금만큼 다양한 종류가 있었던 것 같지는 않고,
학교에서 배급해줘서 아주 익숙한 서울우유를 주로 마셨던 것 같습니다.
하얗고 깨끗한 우유의 그 풍부하고 고소한 맛은 끊을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도 마트에서 가장 쉽게 살 수 있는 우유가 서울우유이지만,
지금은 그 우유를 즐겨 마시진 않습니다.
저는 주로 상품의 종류가 다양한 마켓 컬리나 쓱배송에서 온라인 장보기를 하는데,
그곳에서 무항생제 우유를 자주 구입하고 있습니다.
사실 처음에 그 제품들을 봤을 때는
"1000ml도 아니고 900ml 우유이면서 가격도 1000원이나 더 비싸다니" 하는 생각에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시중에 무항생제 우유, 무항생제 닭, 무항생제 돼지고기들이 판매되는 걸 보면서
'무항생제'라는 제품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기관지 질환 때문에 항생제를 자주 복용해왔던 사람이라
항생제의 내성과 부작용에 대해 어느 정도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유는 정말 건강한 식품일까?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는 항생제란 사람에게만 사용되는 약물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사실은 소, 돼지, 닭 등의 가축에게도 항생제가 투여되며 그 양이 사람용 못지않다고 합니다.
가축이 유방염 등 세균에 의한 감염성 질환에 걸렸을 때도 항생제를 투여하지만,
가축에 쓰이는 목적은 거의 대부분이 성장촉진을 위해서라고 합니다.
빠르고 건강하게 좋은 발육 상태가 되어야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렇게 항생제를 투여한 젖소에서 짜낸 우유에는 당연히 항생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렸을 때 우유를 많이 먹어야 키도 크고 건강하다는 어른들의 말은 거짓말이었을까요?
맛있긴 했지만 조금은 반 강제로 마시던 우유에 대한 의문이 드는 지점입니다.
지금 서점에서 우유라고 검색해보면, 우유에 대해 부정적인 책들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성장 호르몬제, 항생제를 투여하고 비윤리적인 환경에서 자란 우유는
더 이상 건강한 완전식품이라 부를 수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처럼 자연에 방목되어 건강하게 자란 젖소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점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나온 '무항생제 우유'가
일반 우유와 별 차이가 없다는 다소 충격적인 결과가 나와있습니다.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낙농업체의 경우 젖을 짜기 전 항생제를 쓰지 않는 기간을 길게 둔다는 차이뿐이고,
"일반 우유와 비교해 항생제 검출 농도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웰빙’ 심리를 자극하는 광고로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2015년에 저 기사가 나가고 지금은 상황이 나아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건강을 생각해서 돈을 더 지불하고 유기농, 무항생제 우유를 선택했던
많은 소비자들은 꺼림칙한 기분을 떨칠 수 없을 것입니다.
지난해(2020년) 우리 국민의 1인당 흰 우유 소비량이 2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단순히 가격 할인이나 다양한 종류의 가공식품을 만들어내는 마케팅을 하기보다는
본질적으로 건강에 이로운 완전식품이 되도록 사육환경이 개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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